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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한강 작가 박물관 기증품은? 옥색 찻잔과 의미

by 정보주민센터 2024.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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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한강 작가 박물관 기증품은? 옥색 찻잔과 의미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스웨덴 스톡홀름의 노벨상박물관에 작은 물건 하나를 기증했다. 옥빛이 은은히 감도는 작은 찻잔이었다. 이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녀의 일상과 창작의 순간이 깃든 특별한 동반자였다. 이 찻잔은 한강이 자신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집필하던 시절 매일같이 손에 쥐고 있던 물건으로, 그녀의 글 속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떠받쳤던 조용한 증인이었다.

출처 연합뉴스

 

한강은 노벨상박물관에서 열린 ‘소장품 기증 행사’에 참석해 이 찻잔을 정성스럽게 전달했다. 그리고 함께 준비해온 메모를 통해 찻잔에 얽힌 사연을 풀어놓았다. 그녀는 메모에 이렇게 적었다.

출처 연합뉴스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몇 개의 루틴을 지키려고 애썼습니다.

(물론,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1.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 쓴 소설의 다음 부분을 이어 쓰기.

2. 당시 살던 집 근처 천변을 하루에 한 번 이상 걷기.

3. 보통 녹차 잎을 우리던 찻주전자에 홍차 잎을 넣어 우린 뒤, 책상으로 돌아올 때마다 한 잔씩만 마시기.

 

그녀는 이어 찻잔에 얽힌 자신의 기억을 이렇게 덧붙였다.

“그렇게 하루에 예닐곱 번, 이 작은 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내 생활의 중심이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노벨상박물관의 영구 전시품으로 자리 잡게 될 이 찻잔은 단순한 소품이 아닌, 한강의 글이 피어나던 순간들을 응축한 상징이다. 이는 그녀가 글을 쓸 때 지키고자 했던 일상의 정수를 담고 있다. 또한, 평소 차를 즐겨 마시는 그녀의 성향도 드러난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날에도 한강은 아들과 차 한 잔을 나누며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밝힌 바 있다.

 

 

행사 중 한강은 또 하나의 전통을 남겼다. 박물관 레스토랑의 의자에 친필 서명을 새긴 것이다. 이 서명은 2001년 노벨상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여 시작된 전통으로, 노벨상 수상자만이 남길 수 있는 독특한 흔적이다. 방문객들은 특정 의자에 새겨진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 의자를 뒤집으며 우연히 만나는 작은 설렘을 경험할 수 있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기증은 자신들의 개인적이고 특별한 순간을 공유하는 전통이다. 한강의 찻잔은 단순한 물건을 넘어, 그녀의 창작 여정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유산으로 남게 되었다. 이는 과거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감 중에 받은 아내 이희호 여사의 손편지와 털신을 기증했던 순간과 맥락을 같이한다.

출처 뉴스1

 

작고 푸르스름한 한강의 찻잔은 이제 스톡홀름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말없이 전하고 있다. 창작의 순간이 담긴 이 잔은 앞으로도 그녀의 글이 가진 깊은 울림을 증명하며, 방문객들에게 작가 한강의 삶과 문학을 새롭게 상기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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